top of page

​고등학교 내신은 석차 기반 상대평가

​​중학교 내신은 절대평가였습니다. 고등학교부터는 상대평가가 도입됩니다. 내 합산점수가 전체 중 몇 등인지가 중요합니다. 내신이든 수능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순위를 기반으로 등급을 매기고 표준점수를 환산합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신' 하면 일단 등급입니다. 1등급이 중요하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내신 등급제는 2008학년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절대평가 방식이 학생들의 성적을 부풀리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일부러 시험을 쉽게 내면 최상위권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대입 변별력 확보를 위해 상대평가를 도입했다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의 고등내신은 9등급제였지만, 2025년부터는 5등급제로 변화합니다. 한 등급의 구간이 넓어짐에 따라 상위 등급 획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당연히 입시 전략에도 이런저런 변화가 생깁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서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중학교 A등급이 고등학교는 3등급 된 사연

중학교에서 상위권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둬왔더라도 고등학교 성적을 마냥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정작 고등학교 가서는 4등급, 5등급을 맞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A등급이 고등학교 1등급으로 직결되지 않는 구조적인 이유는 위에서 말한 평가방식의 차이 때문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살펴보겠습니다.​​​​​​

중학교 그래프는 영어 내신 A등급 비율이 평균 48%, B등급 비율이 평균 20%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력평가 TOP 100 중학교, 2023) 만약 어떤 중학생이 영어 합산 성적이 90점 이상을 취득하여 A등급이 나왔지만 실제 실력으로는 48% 끝에 있었다고 가정합시다. 만약 그대로 고등학교 진학하게 되면 상대평가에 의해 내신은 3등급이 됩니다. (내신 5등급제 기준)

게다가 난이도 자체가 급상승하기에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영어 과목의 경우, 중학교 영어는 교과서를 중심으로 "학습 성취도 점검"을 목적으로 출제되기에 교과서 본문을 암기하고 연계된 문법 사항을 학습하면 지필고사 고득점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교과서 암기와 문법 중심의 중등 영어공부 방식으로는 고등 영어에서 고득점이 어렵습니다.

 

고등학교 영어 지필고사의 경우, 교과서 뿐만 아니라 부교재와 수능 지문까지 출제 범위에 포함됩니다. 특목자사고에서는 알려주지 않은 영어 원서나 기사 등을 갑자기 출제하고 독해를 요구합니다. 이때 직접적으로 문법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 출제는 확 줄어듭니다. 변별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한 시간 내, 고난도 지문의 빠른 독해가 고등 영어 고득점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능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렇듯 고등 내신 출제원리와 경향성을 미리 알아두고 준비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에서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합니다.

​평가의 거의 모든 것 - 등급제, 백분위, 표준점수

​공부 만큼이나 평가방식도 복잡해집니다. 총정리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살펴볼 등급제, 백분위, 표준점수가 상대평가의 3대장입니다.

​등급​

 

고등 내신의 등급제는 상대평가입니다. 내가 다른 학생보다 얼마나 좋은 점수를 받았는지가 중요합니다. 시험으로 측정된 100점, 97점, 89점 등을 '원점수'라고 합니다. 원점수로 등수를 매기고 위에서부터 일정 비율대로 1등급, 2등급 ··· 을 부여합니다. 내신도 수능도 상대평가 기반의 등급제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등급컷은 뭘까요? 등급과 등급이 나눠지는, 즉 "컷(cut)"되는 원점수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1등급 컷이 93점"이라는 말은 안타깝게도 92점 이하는 2등급이라는 뜻입니다.

백분위

 

쉽게 말해, 시험에 함께 응시한 학생들 가운데 '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비율로 이해하면 됩니다. 백분위는 상위 몇 퍼센트인지와도 연결된 수치입니다.

예컨대 100명이 시험을 봤는데 나는 1등을 했습니다. 그럼 내 백분위는 99%입니다. 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 99명이 있다는 뜻입니다. 백분위 99%는 거꾸로 상위 1% (= 100 - 99) 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표준점수

시험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환산된 점수입니다. 원점수만으로는 시험의 난이도를 알 수 없기에 사용합니다. 동일한 원점수라도 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지면 표준점수가 높아지고, 난이도가 낮으면 표준점수도 낮아집니다.

표준점수는 내 원점수를 전체 평균과 비교하여 부여합니다. 평균과 비교하는 까닭은, 시험의 상대적 난이도를 추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 시험을 봤는데 모두 90점을 맞았다고 합시다. 첫 번째 시험의 평균이 80점, 두 번째 시험의 평균이 60점이었다면 두 번째 시험이 더 어려웠던 시험입니다. 그러면 같은 90점이더라도 두 번째 시험의 표준점수는 더 높습니다.

2025년, 내신 5등급제가 시작됩니다

지금까지의 내신은 9등급제, 즉 1~9등급을 매기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부터 고등 내신은 5등급제로 변화됩니다. 6~9등급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9등급제에서 1등급은 상위 4%에게만 부여되었습니다. 변화될 5등급제에서 1등급은 상위 10%에게까지 부여됩니다. 2등급, 3등급도 마찬가지로 각 구간의 폭이 넓어집니다. 자연스레 상위 등급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과목 평가결과에는 상대평가 점수 뿐만 아니라 절대평가(A~E) 점수 또한 함께 기재될 예정입니다.

당연히 내신 변별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등급만으로 봤을 때 상위권이 많아지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결과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첫째, 1등급이 상위권의 기본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1등급의 희소성이 떨어지기에 거꾸로 1등급이 필수가 되는 역설입니다.

둘째, 상위권 변별을 위해 부가적인 장치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면접과 같은 추가적인 수단이 도입되고, 정성적 평가 기반의 수시가 강세를 보이거나, 또는 수능 등급의 최저학력기준이 엄격해질 수 있습니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됩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학점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과목은 크게 필수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나뉩니다. 선택 과목 안에서도 일반 선택과 진로 선택으로 다시 구분됩니다. 학생들이 기초를 쌓으면서도 저마다의 진로와 수준에 따라 심화 학습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입니다. 영어의 경우 필수 과목 외에도 일반 선택 과목(영어Ⅰ, 영어Ⅱ) 및 진로 선택 과목(영어 독해와 작문, 영미문학 읽기)이 존재합니다.

향후 대입에서는 대학/학과/전형마다 특정한 선택 과목을 요구하거나, 특정 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을 우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상위권 대학의 공학 계열에서는 공통 수학이나 기본 수학 외 선택 과목의 전문적인 수학 과목들을 요구할 것이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소양이 필요한 상위권 대학의 학과에서는 영어 선택 과목 수강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대입과 진로를 고려한 과목 설계를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히 점수 맞춰 대학 가는 일이 어려워졌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내신 5등급제 체제에서 변별력 강화를 위해 내신의 정성적 요소에 주목하게 되면, 심화 선택 과목 수강 및 해당 과목에서의 융합·창의적 활동 이력을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부 전형 제대로 알기

학생부는 학생생활기록부의 줄임말입니다. 학교에서의 모든 학생 활동들은 학생부에 기록됩니다. 학생부의 항목은 교과와 비교과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교과는 지필고사와 수행평가 등 교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시험 성적들이고, 비교과는 봉사 활동이나 자격증 취득 등 그 외 모든 항목입니다.

 

학생부에 기록된 정보들은 입시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음의 입시 전형들을 살펴봅시다. (학생부는 정부24 및 NEIS 서비스에서 조회 및 출력 가능합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

  • 내신 성적을 중요하게 보는 전형입니다.

  • 학생부 교과성적을 중심으로 정량적으로 평가합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

  • 교과성적 외 정성적 요소까지 함께 보는 전형입니다. 흔히 '학종'이라 부릅니다.

  •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해 면접이나 수업 중 활동/태도 기록을 함께 평가합니다.

성적 부풀리기의 문제처럼 수상 실적도 우수학생 몰아주기 등 비슷한 문제가 존재할 수 있어서 외부 수상실적, 소논문, 어학연수 등 비교과의 대부분을 대입에서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정성평가를 위해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이라는 항목을 매우 중요하게 봅니다.

세특은 교사가 평소 관찰한 학생의 활동과 태도입니다. 교과 성적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학생의 특별한 부분들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수업시간에 이 학생은 이런 활동을 어떻게 수행했음"을 기술합니다. 학생이 발표한 프로젝트, 탐구과제, 토론 내용, 과제물, 성취도, 성실도 등 모든 특이사항을 '세특'에 쓰게 됩니다. 단, 어디까지나 학교에서의 수업과정에 관련된 항목입니다.

입학사정관들은 보통 세특을 통해 학생이 수행한 활동들의 수업 연계성을 주의깊게 본다고 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학종 전형에서 지망 학과의 '교수님'들이 교과/전공 관련된 내용들을 유심히 살피는 것입니다. 반대로 교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탐구, 교과 과정을 아득히 넘어서는 활동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때문에 고교학점제의 도입과 더불어 세특과 학종이 대입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는 장치로 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교육부에서 세특 작성 요령에 대해 공개한 예시가 있습니다. 아래는 '한국지리' 교과 세특 기재 예시입니다. 교과 과정에서 습득한 지식을 실제 사례에 적용하고, 다양한 활동들로 표현하며 확장해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보는 관점을 중 ‘생태론’의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의 변화 양상을 조사 및 분석함. ‘생태론’의 사례로 하천 직강화에 의한 하천의 급격한 수위 변동을 제시함. 인근지역을 직접 답사하면서 상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경관 변화의 양상을 파악하여 지역의 변화 특성을 조사함. 자신의 직·간접 경험들을 토대로 인포그래픽 활용, 동영상의 제작 등의 창의적 발표 자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우수한 표현 역량도 지니고 있음. 또한 모둠장으로서 내용 조정, 발표 리허설 실시, 명확한 발표 등을 통해 활동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임. 수업의 전 과정에서 자신의 글과 생각을 보완해 나가는 성실한 자세를 견지함.

​수시와 정시

위에서 살펴봤듯이 수능 전 학생부와 내신을 기반으로 학생을 미리 선발하는 대입 제도를 수시(특별전형) 라고 합니다. 이와 달리 수능 점수에 기반하여 대학에 지원하는 제도를 정시(일반전형) 라고 합니다.

정시와 수시의 비율은 언제나 입시제도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학교마다, 시기마다 다릅니다. 2024년 현재로서는 "정시:수시 = 4:7" 정도입니다. 수시 원서접수는 보통 9월에, 정시 원서접수는 수능 이후인 12월에 이루어집니다.

​​​

참고로 '수시 납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수시에 이미 합격한 상태이면, 수능을 아무리 잘 봤어도 정시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는 것을 가리키는 속어입니다. 때문에 상위권일수록 신중한 수시 지원 전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알아둡시다. 정시(수능)에 입시의 명운을 건 학생을 흔히 '정시 파이터'라고 부릅니다. 이 학생들은 종종 내신을 포기하고 아예 정시에 올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 또한 입시 전략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로 인한 학생부 강화, 통합 수능으로 인한 수능 변별력 약화 등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에 따라 정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이제 수능에 대해 알아봅시다. 여기를 클릭하면 바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내신은
중학교 A등급이
평가의
5등급제
고교학점제
학생부
수시와 정시

COPYRIGHT © CREVERSE INC. ALL RIGHTS RESERVED.

bottom of page